[심층] 자가 태양광도 인증서 거래…REGO의 조건
주택이나 공장에서 생산해 직접 쓰는 태양광 전력에도 별도 인증서를 발급해 기업에 판매하는 제도가 시범 운영된다. 소규모 발전량을 재생에너지 시장과 연결하는 시도지만, 발전 이력 추적과 이중계상 방지, 거래비용 관리가 제도 안착을 좌우할 전망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8월부터 11월까지 ‘자가소비용 재생에너지 발전설비 인증서’(REGO) 발급·거래 시범사업을 진행한다. 시범사업을 거쳐 2027년부터 본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REGO는 주택이나 산업단지의 자가소비용 태양광 설비에서 생산한 전력이 재생에너지라는 사실을 증명하는 인증서다. 재생에너지 통합 감시시스템(REMS)이 설비의 가동 상태와 발전량을 확인하면 인증서가 발급된다. 해당 인증서는 K-RE100 거래 플랫폼을 통해 재생에너지 사용 실적이 필요한 기업에 판매할 수 있다.
자가소비용 태양광은 그동안 생산한 전력을 현장에서 사용해 전기요금을 줄이는 역할에 머물렀다. REGO가 도입되면 설비 소유자는 전력을 직접 쓰면서 인증서를 판매할 수 있고, 기업은 녹색프리미엄·REC 구매·전력구매계약(PPA) 등에 이은 재생에너지 조달수단을 확보하게 된다.
시범사업은 법인·개인사업자를 공모로 선정하는 사업자형과 지방정부 등이 개인 소유 설비를 모아 참여하는 중개형으로 나뉜다. 사업자형 대상은 10㎾ 이상 설비이며 한국에너지공단은 8월 4일까지 참여 신청을 받는다.
경기도에서는 3㎾급 주택 태양광 370곳이 별도 실증에 참여한다. 가정마다 발전량 계측장치를 설치하고 수집한 데이터를 REMS와 연계하는 방식이다. 일반 가정의 소규모 발전량을 묶어 기업이 거래할 수 있는 규모로 만드는 중개 모델을 시험한다는 의미가 있다.
전력과 인증서의 소유 주체를 구분하는 작업도 필요하다. 설비 소유자가 인증서를 판매한 뒤 같은 발전량을 자신의 재생에너지 사용 실적으로 주장하면 구매 기업과 환경가치가 겹치게 된다. EnergyTag는 동일한 발전량이 복수의 수요자에게 귀속되지 않도록 인증서의 발급·이전·사용 내역을 추적하는 등록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거래가격과 중개비용도 소규모 설비 참여를 가를 변수다. 인증서 수익이 계측장치 설치와 데이터 관리, 거래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보다 작으면 보급 유인으로 이어지기 어렵다. 정부 지원으로 이미 설치된 설비의 인증서 거래가 신규 태양광 투자까지 끌어낼 수 있는지도 살펴야 한다.
REGO 도입은 태양광 산업의 범위를 설비 설치에서 발전량 계측과 데이터 관리, 인증서 발급·중개·거래로 넓힌다. 시범사업에서는 소규모 발전량을 얼마나 낮은 비용으로 모을 수 있는지와 환경가치를 중복 없이 관리할 수 있는지가 본사업의 주요 판단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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